아이와 함께 떠나는
라라랜드

미국 로스앤젤레스 여행

미국은 다채로운 매력이 있는 여행지다. 도시의 세련미와 유려함을 좋아하는 여행자도, 광대한 자연에서의 휴식과 모험을 찾아 떠나는 여행자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면면을 가지고 있다. 덕분에 취향이 제각각인 가족여행을 떠날 때 장점은 극대화된다. 미국의 여러 도시를 여행했지만, 그중에서도 내가 가장 사랑하는 도시는 단연 ‘천사의 도시’라 불리는 로스앤젤레스다.
나는 이 매력 넘치는 천사의 도시를 아이와 함께 여러 번 여행했다. 로스앤젤레스는 일단 기후가 온난하다. 연중 맑은 날이 329일이라고 할 만큼 일 년 내내 비가 많이 오지 않고 겨울에도 영하로 내려가는 날이 거의 없다. 어디를 가든 가족친화적이며 아이를 환대하고 배려하는 문화가 도시와 사람들에게 스며있다. 우리는 여행을 거듭하며 이 도시가 얼마나 아이와 함께 여행하기에 좋은 도시인지 경험했다. 그래서 여기 로스앤젤레스에서 우리가 좋아하는 장소 일곱 곳을 소개해본다.
고백한다. 너무 좋은 곳이 많아 일곱 군데만 고르기가 정말 어려웠다. 부디 당신도 이 도시에서 일곱 빛깔 무지개를 밟고 당신의 라라 랜드*에 닿을 수 있기를.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라라 랜드 la-la land : 로스앤젤레스를 가리키는 말로 상상의 공간, 꿈의 나라를 의미한다.)
#그리피스 천문대

Griffith Observatory

영화 ‘라라 랜드’에서 두 주인공이 함께 춤을 추며 하늘 위로 날아오르던 곳이다. 그리피스 공원 내에 위치하고 있으며, 미국 대도시 도심공원 중 규모가 가장 크다는 이 공원에는 동물원과 야외극장 등도 자리해 있다. 낮동안에는 공원에서 산책을 즐기다가 해 질 무렵 그리피스 천문대에 올라가는 것을 추천한다. 시내 전경이 내려다보이는 천문대에서는 하늘을 온통 붉게 물들이는 일몰 후에 반짝이는 로스앤젤레스의 야경까지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천문대로서의 역할에도 충실한 곳이다. 태양계와 우주에 관한 전시가 잘 구성되어 있고, 천체망원경으로 관측도 가능하다.
2800 E. Observatory Road, Los Angeles
#게티 센터

The Getty Center

그리피스가 천문대와 공원 부지를 시에 기증한 사람의 이름이라는 것을 듣고 놀라웠는데, 이 곳은 놀라움을 넘어 부러울 지경이었다. 바로 미국의 재벌 J. 폴 게티의 소장품과 기금을 바탕으로 조성된 ‘게티 센터’다. 21세기 문화 아크로폴리스라 불리는 이 곳은 건축가 리처드 마이어가 설계한 새하얀 건물부터 하나의 작품으로 다가오는 곳이다. 규모 있는 전시관과 넓은 정원이 있고 가족 공간도 따로 마련되어 있다. 유아를 위한 공간을 ‘가족 방’(Family room)이라고 명명한 것도 좋았다. 아이와 가족이 모두 여유 있게 전시를 관람하고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입장료는 무료.
1200 Getty Center Dr., Los Angeles
#유니버설 스튜디오 할리우드

Universal Studio Hollywood

할리우드가 있는 로스앤젤레스에서 이곳을 빠트릴 수 없다. 어른도 아이로 만들어 주는 곳, 바로 ‘유니버설 스튜디오’다. 미니언즈부터 해리포터까지, 영화를 소재로 한 다양한 쇼와 어트렉션을 체험할 수 있다. 아이가 열광했음은 물론이고 내가 더 들떠서 영화 속에서의 하루를 만끽했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휠체어 이용자도 다른 관람객과 어울려 놀이공원을 즐기는 모습과 아이가 탑승할 수 없는 어트렉션의 경우 보호자가 한 명씩 이용할 수 있도록 따로 대기실이 마련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진정 ‘모두’가 즐거워할 수 있는 곳이다.
100 Universal City Plaza, Los Angeles
#자연사 박물관

Natural History Museum of Los Angeles County

쥐라기가 지구 상에만 지나간 시기는 아니다. 아이들에게도 한 번씩 공룡시대가 지나간다. 이곳에 방문했을 때는 아이가 한창 공룡에 빠져있을 때였다. 실물 크기의 각 대륙 동물 모형과 화석, 광물 등 풍성한 볼거리를 자랑하는 곳이지만, 역시 아이가 가장 좋아했던 것은 거대한 공룡 뼈대들이었다. 이곳의 특별한 면은 실제 공룡 발굴과 복원 등을 진행하는 연구실이 일부 개방되어 있다는 점이다. 우리가 방문했을 때도 유리창 너머에서 연구원들이 공룡뼈에서 흙을 제거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또한 넓은 놀이공간이 있어 직접 만지고 그림 그리며 체험할 수 있게 되어 있다. 공룡을 잘 알지 못하는 나에게도 흥미로웠던 곳.
900 Exposition Blvd. Exposition Park, Los Angeles
#캘리포니아 과학 센터

California Science Center

과학 센터는 자연사 박물관과 나란히 위치해서 같이 방문하기에 좋다. 실제 우주왕복선인 엔데버(Endeavour)호를 볼 수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여기는 과학에 관해 총망라된 곳으로, 단지 보는 것뿐 아니라 하나하나 직접 만져보고 경험해볼 수 있게 되어 있어서 아이가 정말 좋아했다. 아이들에게 과학이 학문 이기전에 원리가 적용되는 하나의 놀이처럼 받아들여질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하루 종일 놀다가 박물관 문을 닫을 때가 되어서야 가장 마지막으로 나왔다.
700 Exposition Park Dr, Los Angeles
#더 브로드

The Broad

로스앤젤레스에는 LACMA, MOCA 등 유수의 미술관이 있다. 그중에서도 아이와 함께 가기에 좋은 곳으로 추천하는 곳은 2015년 개관하자마자 로스앤젤레스 명소로 등극한 ‘더 브로드’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현하는 브로드 부부가 만든 곳으로, 무료입장이며 사전 예약을 이용하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길 건너에 위치한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과 함께 독특한 외관도 눈에 띄지만, 내부로 들어가 전시를 관람하기 시작하면 더 눈이 반짝 뜨이는 경험을 하게 된다. 제프 쿤스, 바스키아, 앤디 워홀, 리히텐슈타인, 바바라 크루거, 쿠사마 야요이 등 대중적으로도 유명한 대형작품이 많다. 입장 시 받은 어린이용 브로셔를 지도처럼 들고 다니며 아이도 적극적으로 관람했다. 나도 새로운 자극과 영감으로 채워졌음은 물론이다.
221 S. Grand Ave. Los Angeles
#더 라스트 북 스토어

The last book store

아이와 함께 여행할 때 꼭 들르는 곳 중 하나가 서점이다. 아이에게는 아직 책이 장난감과 크게 다르지 않은 듯하다. 로스앤젤레스 시내에는 여러 서점이 있다. ‘반스 앤 노블’처럼 잘 갖추어진 대형서점도 좋아하지만, 이 도시에서 꼭 들르는 서점은 바로 이 곳이다. ‘더 라스트 북 스토어.’ 마지막 서점이라는 이름과 꼭 맞춘 듯 어울리는 이곳은 중고책을 주로 다루는 곳이다. 서점에 들어서면 책으로 쌓아 올린 세월과 영감이 곳곳에서 존재감을 드러낸다. 2층의 북 터널이 알려져 있지만, 그 외에도 시선이 닿는 구석마다 책으로 만든 오브제가 보인다. 내면에 담긴 콘텐츠가 가진 책의 예술성뿐 아니라 물성으로서 책의 예술성을 깊이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되는 곳.
453 S. Springs St. Los Angeles
EDITOR. 이지나

아이와의 여행에 추천하는 캐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