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육지 위의
하롱베이 짱안

하노이 에세이

절경이네요. 장관이구요. 신이 주신 선물이네요

TV 여행 프로그램 짠내투어에서 베트남 하노이 편에서 나온 유행어이다. 이번에 내가 다녀온 곳은 바로 이곳 하노이의 짱안.

지금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사랑 받는 여행지로 다낭이 인기가 많지만, 사실 10년 전부터 지금까지 꾸준하게 전 세계인이 찾고 있는 곳은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 하롱베이가 있는 Hanoi이다.

과거에 대한항공이 신규로 취항했을 당시 CF에서 나온 하롱베이 모습은 마치 한 폭의 살아있는 산수화를 보는 듯 감동적이었고 그 이후로 우리나라의 많은 여행자가 찾게 되었다.
짱안은 육지 위의 하롱베이로 불리는 곳으로 하노이에서 차로 두 시간 정도 달리면 도착하는 곳이다.

하롱베이를 세 번이나 다녀온 후여서 사실 이곳을 갈지 말지 출발하는 날까지 고민했지만 안 가면 아쉬울 것 같아서 찾아가게 된 곳. 시내 중심에서 점점 짱안 근처로 가게 되면 석회암 산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하나 둘 눈앞에 드러나는 그 모습에 마음이 설레었다.

지나가는 길에 마주한 염소떼들. 차도를 가로질러가는 모습에 잠시 멈추었고 이런 시골스러운 풍경이 눈을 사로잡는다. 짱안은 염소고기가 유명한 곳으로 점심으로 염소를 먹었는데.... 순간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길고 긴 강을 작은 조각배를 타고 이동하는 짱안투어는 대략 2시간 정도 작은 배를 타면서 주변의 경치를 감상한다. 오로지 노를 저어서 조용하게 그리고 조금 느리게 지나가는 풍경. 조각배의 맨 뒷자리에는 아주머니 혼자서 삼각의 베트남 전통 모자의 논을 쓰고 홀로 노를 열심히 저어 주시는데 미안한 마음에 같이 힘차게 저어본다.
때 마침 비가 왔다. 하노이는 지역적으로 대부분 습하고 흐린 날이 많아서 자주 비가 오곤 한다. 우비를 입고 비를 맞으면서 강 위를 감상하는 경험은 평소에는 쉽게 할 수 없지만 어쩌면 그래서 더욱 특별했을지도 모르겠다.

어슴푸레 부슬비가 오기도 하고, 때로는 소나기가 내리기도 하고 2시간 동안 날씨는 계속 변화했지만 이러한 장면 또한 제각각 멋진 풍경을 만들어갔다.

하롱베이가 커다란 배를 타고 수 천 개의 석회암 지대를 감상한다면 이곳은 작은 조각배를 타고 수면 위에 붙어서 가기 때문에 더욱 자연을 가까이에서 느껴볼 수 있다. 보석처럼 맑은 물 바로 밑에 자라는 초록빛의 풀을 보면 정말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여기를 봐도 그림이며, 저기를 바라보아도 그림이다. 절경이고요. 장관입니다. 신이 주신 선물이네요. 요즘 유행하는 이 단어는 그냥 만들어진 것이 아닌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말이 아니었을까?
총 2시간의 코스 중에 4개의 동굴을 지나가게 된다. 첫 번째 동굴은 무려 1000m의 길고 구불구불하게 만들어진 곳인데 머리를 들면 위험할 정도로 그 높이가 상당히 낮다. 세상에 나... 세계여행을 1년도 넘게 다니면서 정말 다양한 지역과 자연환경을 경험해 보았는데 이렇게 독특하고 특별하고 아름다운 곳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필리핀 팔라완에 있는 언더그라운드 리버와 비슷하나 그 길이가 훨씬 길었으며 경험은 더욱 익사이팅했고 풍경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더욱 아름다웠다. 1000배 이상의 아름다움이라고 해야 할까? 이 짧은 표현으로는 차마 담을 수 없는 신비롭고 고요한 풍경에 숨을 죽이며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이곳을 다 둘러보고 난 후, TV 여행 프로그램인 짠내투어에서 이 멋진 곳의 경험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것 같아서 너무 안타까웠다. 프로그램에서의 이곳은 매우 덥고, 동굴은 길고 지루하게 표현되었지만 2시간가량 배를 타고 둘러보는 1분 1초도 지루하지 않았으며 순간순간 눈앞에서 펼쳐지는 예술 같은 자연의 풍경에 매 순간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보통은 에메랄드 빛 바다를 보면 정말 아름답다고 느끼는데 석회암 강을 보고 이렇게 그림 같다고 느껴본 적은 처음이었다.

우리나라에서 4시간 반 정도면 갈 수 있는 베트남 하노이. 하롱베이보다 더욱 감동적이었고 더욱 특별한 경험을 해준 곳 바로 짱안. 주변에 하노이를 간다고 하면 꼭 이곳을 가보라고 권해보고 싶다.
EDITOR. 도란도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