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제주(JEJU)

여전히 아름다운 제주 바다에 빠져들다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오랜기간 하늘길이 막힌 상태다. 더욱더 슬픈 일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오랜기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그 끝이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 이국으로 향하는 하늘길이 막혀 있는 지금, 우리의 슬픈 마음을 달랠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는 제주도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민하고 또 고민을 한 뒤에 결국은 제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아무래도 지금 제주를 가지 않고서는 이 우울한 마음을 치료할 수가 없을 것 같았다. 그리고, 그런 생각을 그 어떤 것으로도 떨쳐낼 수 없었다. 마음의 결심이 서고 난 뒤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제주를 제외하고서는 다른 무엇은 크게 상관이 없었다. 널부러진 옷가지를 대충 구겨 넣고서는 가볍게 집을 나섰다. 실로, 오랜만에 떠나는 여행의 목적지 제주도로.
▲ 라이프 아카이브(LIFE ARCHIVE) _ 클래식 러기지 61L(RED)
여전히 아름다운 제주 바다에 빠져들다
협재해수욕장
제주 도착과 함께 달려갔던 곳은 숙소가 아닌 바다였다. 제주의 매력을 뽐내는 많은 것들 중에서 제주의 바다를 가장 사랑한다. 때로는 반작반짝 빛나는 에메랄드를 또 때로는 짙은 사파이어를 품은 제주 바다는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설레게한다. 보석처럼 반짝이는 빛들이 어우러진 수평선을 보고 있으면 이국으로 온 것만 같은 착각마저 든다. 이제는 시간과 돈이 있어도 가지 못하는 곳에 대한 아쉬움과 시국에 대한 서러움을 푸른 제주바다에 그대로 씻겨 보내기로 했다.
▲ 제주 바다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협재해수욕장.
한 여름의 제주 날씨는 과연 변덕이 심했다. 파란 하늘에 새하얀 솜사탕 구름이 두둥실 떠다니다가도 순식간에 세찬 소나기가 쏟아지기 일쑤였다. 예상치 못한 변화에 여정이 순탄치만은 않았지만 그것 마저도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오히려, 제주의 생명력을 느낄 수 있어 특별했다. 순식간에도 수십번이나 변하는 하늘은 그것 자체만으로도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하늘의 변화에 따라 바다의 색도 춤을 추며 화려함을 뽐냈다. 협재의 검은 현무암석에 앉아 한참이나 바다를 마주했다. 이따금씩 불어오는 바다 바람이 귓볼을 스치며 힐링을 선사했다.
▲ 제주 바다와 하늘이 만드는 수평선은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고, 마음을 안정시키는 마법을 보였다.
거친 파도를 가로지르며 수상 액티비티를 즐기는 사람들은 의외로 여자였다. 닮은 점도 보인다. 반달을 그리는 눈이 그랬고, 새하얀 치아가 보이는 활짝 열린 입이 그랬다. 어쩌면, 이곳 제주에서 힐링을 하고자 하는 마음까지도 그랬을테고 :)
공항에서 가장 가까운 전망대
한 여름의 제주 날씨는 과연 변덕이 심했다. 파란 하늘에 새하얀 솜사탕 구름이 두둥실 떠다니다가도 순식간에 세찬 소나기가 쏟아지기 일쑤였다. 예상치 못한 변화에 여정이 순탄치만은 않았지만 그것 마저도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오히려, 제주의 생명력을 느낄 수 있어 특별했다. 순식간에도 수십번이나 변하는 하늘은 그것 자체만으로도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하늘의 변화에 따라 바다의 색도 춤을 추며 화려함을 뽐냈다. 협재의 검은 현무암석에 앉아 한참이나 바다를 마주했다. 이따금씩 불어오는 바다 바람이 귓볼을 스치며 힐링을 선사했다.
쉴새없이 비행기가 날아 올랐다. 세계 곳곳으로 뻗어나가는 하늘길이 막혀있는게 맞나 싶을 정도로 거침없이 달리는 비행기에 코로나 이전의 추억과 코로나가 사라질 미래의 모습이 그려졌다. 감상이 젖어드는 시간이 많아지는 요즘이다. 그냥 이것마저도 여행의 일부러 생각하고 즐기기로 했다. 덕분에 이제껏 없던 여유마저 생겼다. 분단위로 쪼개어 일정을 계획하고, 쉴새없이 다녔던 여정에서 벗어나 쉼과 여유가 있는 여정을 즐길 수 있게 된것은 그나마의 수확이랄까.
가장 아름다운 제주에 위치한 안식처
휘닉스 섭지코지
예전부터 가고 싶었던 휘닉스 섭지코스에서 1박을 머물렀다. 서귀포의 가장 아름다운 명소인 섭지코지에 인접한 '휘닉스 섭지코지'는 숙박 그 자체의 편의시설은 물론이고, 서귀의 가장 아름다운 명소들을 도보로 접근할 수 있어 예전부터 유명세를 떨치는 곳이다. 기대를 품고 도착한 숙소는 기대 이상의 환상적인 뷰가 펼쳐졌다. 불타오르는 석양 아래 쏟아지는 황금빛 노을은 이제껏 제주에서 봤던 그 어떤 노을보다도 찬란한 빛을 품고 있었다. 체크인은 뒷전으로 미룬 채 쏟아지는 석양을 따라 달렸다.
풍성한 하늘이 펼쳐지는 섭지코지는 감동 그 자체였다. 하늘과 바다 그리고, 제주의 기암괴석이 만드는 아찔한 절벽의 모습은 두근두근 설렘을 선사했다. 한편의 그림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치료했다. 그야말로 힐링이었다. 협재에서도 도두봉에 이어서 또 다시 힐링이다. 코로나로 인해 무뎌졌던 감정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어쩌면 나도 몰래 싹트고 있었던 증오와 좌절의 감정이 눈녹듯 사라졌다. 용서하는 마음, 포용하는 마음이 드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 진짜 제주의 풍경이 가진 힘은 무궁무진했다.
불타는 노을이 끝나고도 발길은 숙소로 닿지 않았다. 이여운을 이대로 끝내고 싶지가 않았다. 지극히 우연스럽게도 로비로 가는 길에 마음에 쏙드는 카페가 위치하고 있었다. 어둠을 밝히는 전구들이 하늘에서 춤을 추고 있는 모습도, 애절하게 흘러나오는 비긴어게인의 음률들도 짜맞춘 것처럼 완벽하게 어우러져 있었던 카페의 발견은 이번 제주 여행의 절정이었다. 마음을 들여다 본것은 그 뿐만이 아니었다. 무엇보다도 그리운 치맥을 만났다는 사실. 절묘한 타이밍의 연속. 이 순간이 영원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가득했다.
아무런 생각없이 떠난 것 치고는 모든게 완벽했던 1박 2일간의 제주. 지친 마음을 치료하기에는 역시나 여행만한 게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실감했던 순간이었다. 그리고, 나와 너 그리고, 우리에게 있어서 정말 소중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도 되돌아 볼 수 있었던 순간이기도 했다. 어서빨리 아무런 걱정없이 가고 싶은 곳으로 떠날 수 있는 그날이 오기만을 간절히 바래본다. 당신의 삶과 함께 하는 브랜드 라이프 아키이브(LIFE ARCHIVE)와 함께!!
EDITOR. 노깜